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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야마대 장정욱 교수 기고문 - 삼중수소에 대한 불편한 진실(주간 경향)

관리자
2021-06-14
조회수 279

https://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artid=202102191441371


기본적 전제 외면한 채 ‘저선량 피폭 리스크’ 무시


신화가 과학이 아닌 듯이, 과학도 불변의 진리가 아니다. 시대마다 보편적 정설로서의 과학도 과학자의 끊임없는 탐구심에 의해 계속 수정 또는 번복되고 있다. 과학적 논쟁에서도 전문가의 분야 및 윤리관 등의 차이로 판이한 결과가 나타나곤 한다. 최근 월성원전의 삼중수소(수) 문제를 둘러싼 논란에서, 핵마피아는 원인 규명 및 재발 방지 등에 대한 논의보다는 ‘방사능 안전신화’ 창조를 위한 프로파간다에 더 적극적이다. 방사성 핵종의 차이 및 신체 영향 등과 같은 기본적 전제를 외면한 채, 그저 초등학생 숫자놀이처럼 베크렐 양만으로 단순비교하는 말장난으로 ‘저선량 피폭 리스크’를 무시하고 있다. 삼중수소의 내부피폭에서 가장 핵심적인 ‘유기결합형 삼중수소(OBT)’에 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2015년 2월 27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월성1호기 수명연장을 결정하자 항의하는 집회에 참석한 모자. 어머니가 ‘원전 말고 안전’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 강윤중 기자

2015년 2월 27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월성1호기 수명연장을 결정하자 항의하는 집회에 참석한 모자. 어머니가 ‘원전 말고 안전’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 강윤중 기자



삼중수소의 생성- 인공방사성


삼중수소는 우주 방사선과 대기의 질소 및 산소 등의 반응으로 자연계에 일정량이 생성되지만, 지구상의 삼중수소 대부분은 원자력시설에서 나오는 인공방사성 물질이다. 핵실험 및 원자력추진 선박에서도 나온다. 월성원전에서 원자로 내의 1차 냉각수로 사용하는 중수가 ①핵분열에서 나오는 중성자 하나를 흡수해 삼중수소로 변한다. ②핵분열에서 약 0.2%를 차지하는 삼체핵분열에서 삼중수소가 약 7% 정도 생성되나 핵연료봉 안에 저장된다. 따라서 핵연료봉을 절단 해체하는 재처리시설에서는 원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양의 삼중수소가 발생한다. 고리원전 같은 가압수형경수로(PWR)는 삼체핵분열 이외에도 ③평상시의 출력조정을 위해 1차 냉각수(경수)에 주입하는 붕소(B10)와 ④붕소 주입에 따른 산성화로 발생할 수 있는 기기의 부식방지를 위해 중화제(수산화리튬)를 첨가한다. 이 수산화리튬의 6%를 차지하는 리튬6(Li6)이 각각 중성자 반응으로 삼중수소가 생성된다. 그리고 ⑤사용후핵연료의 보관하는 수조에서도 중성자(자발중성자)가 발생하므로 ③과 ④의 반응으로 삼중수소가 생성된다.


원자력시설에서 나온 삼중수소는 기체(수소·수증기)와 액체(삼중수소수)로 나오는데, 기체의 삼중수소는 어떠한 필터로도 제거할 수 없으므로 배기통을 통해 일상적으로 배출되고 있다. 배출된 기체는 빗물, 즉 삼중수소수(HTO)의 형태로 육지와 바다로 떨어진다. 삼중수소의 경우 수소증류, 전기분해, 동위체교환법을 이용한 분리방법이 있는데, 월성원전에서는 동위체교환법을 이용해 2007년부터 하루 약 2.1t의 처리시설을 갖추고 있다. 어디까지나 삼중수소의 농축으로 저장보관이 불가피하다. 중수로에서는 냉각수가 중수인 탓으로 경수로보다 삼중수소가 훨씬 많이(약 10배) 생성된다. 원전의 온배수는 바닷물(해수)보다 6∼7℃ 높은 상태로 배출되는데, 해수온도의 0.6℃ 상승에 따라 수증기량이 4% 증가한다. 즉 약 10배의 온도인 만큼 약 40%의 수증기 증가가 발생하므로 해수가 삼중수소로 오염돼 있다면 떨어지는 빗물에 삼중수소수가 포함된다.


저선량 내부피폭의 과소평가


삼중수소의 화학적 성질로 보통의 수소로 쉽게 치환돼 다른 원자와 결합한다. 즉 산소와 결합하면 보통의 물(H₂O)이 삼중수소수(HTO)로 변한다. 일반적으로 삼중수소수는 몸속에 들어와도 널리 분포되므로 세포조직의 손상은 무시할 정도로 적다고 할 수 있다. 국제방사선방호협회(ICRP)도 “삼중수소(수)는 100% 혈액에 들어와도 생물학적 반감기가 짧아(약 10일), ‘유기결합형 삼중수소(OBT: T2O)’가 3% 생성돼도 그 영향을 무시해도 좋다”고 한다.


ICRP의 설명과는 달리 OBT에 의한 국소적·집중적 내부피폭의 영향은 강력하다. 인체에 흡입된 삼중수소수의 약 3∼6%가 OBT로 바뀐다. 인체의 60∼70%는 수분으로 구성돼 있는 만큼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DNA, 호르몬 등 생명유지에 필요한 물질의 화학적 구조는 모두 수소를 포함하고 있다. 이 수소를 삼중수소가 쉽게 치환해 OBT를 생성한다. 또 자연계의 고분자화합물과 결합한 OBT가 먹이사슬을 통해 인체에 들어오기도 한다.


삼중수소가 붕괴로 헬륨(He3)이 될 때 나오는 전자에너지는 최대 18.6킬로전자볼트(keV), 평균 5.7keV로 다른 핵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고, 또 물속(즉 인체)에서 ‘날아가는 평균 거리(飛程거리)’도 10미크론(1m의 100만분의 1)에 불과하지만, ‘미크론의 좁은 범위를 집중적인 피폭’을 하므로 삼중수소의 낮은 에너지가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세포조직의 결합에너지가 수 eV인 만큼 1000배 정도 강한 전자에너지의 삼중수소가 세포를 쉽게 절단한다. 세포사망 및 돌연변이로 이어지는 DNA가 손상을 받는 경우는, 직경 수 미크론의 세포핵 안에 삼중수소가 들어와 있을 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CRP는 내부피폭의 실효선량을 구할 때, 장기 내의 미크론 범위에 대한 피폭선량이 아니라 장기 전체에 균등하게 분포돼 있다는 전제하에 ‘평균’피폭선량(값)으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저선량의 내부피폭’ 리스크를 왜소화 내지 과소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일본 연구에 따르면, OBT는 선량계수에 근거한 리스크 평가에서 삼중수소가스보다 약 2만3000배 높다. 삼중수소수는 1만 배이다. 또 생물학적 반감기도 삼중수소수의 약 10일에 비해 OBT는 약 200∼500일에 걸쳐 장기적인 내부피폭을 가져온다. ICRP는 혈액에 있는 OBT의 생물학적 반감기를 겨우 40일로 가정하고 있을 뿐이다. 삼중수소수뿐만 아니라 기체형태의 삼중수소도 주의가 필요한데, 흡입 피폭의 경우 삼중수소 수증기 중의 3분의 2가 폐로, 나머지 3분의 1이 정상적인 피부를 통해서도 체내에 들어온다.


1970년대 이후 원전보유국들의 원자력시설 주변에서도 저선량 내부피폭으로 인한 암, 백혈병, 이상 출산, 뇌종양, 악성 림프종 등의 빈발과 원자력시설의 상관관계가 밝혀지면서 원자력추진의 최대 장애물이 되고 있다. 또 의료피폭에 관한 시민들의 인식도가 높아짐에 따라 방사선 이용을 확대하려는 핵의학계도 적잖은 지장을 받고 있다. 저선량의 내부피폭에 관한 과학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없음을 자각하는 핵마피아는 기득권의 유지 및 확대, 피해의 책임회피를 꾀하기 위해 ‘방사능 안전신화’의 창조만을 계속 시도해 왔다.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 창조를 위한 프로파간다를 적극적으로 획책하고 있는 실정이다.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는 상상력과 피해자에 대한 공감력의 부재는 물론, 오직 핵마피아의 좁은 세계에서만 평가받으면 된다는 편협된 자세가 이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학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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